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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생활/콩트의 방

[연재콩트] 사장님은 유튜버 (2화 - 꼰대천국,간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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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그게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


"네?!"


"자네같은 인재가 9시 출근해서 6시 퇴근하는게 소원이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그 생각은 즉, 내가 소미씨를 9시 한참 전에 출근시켜서 맨날 야근시킨단게야? "


"아뇨, 하지만 정확하게 제 생각을 읽으셨네요.

 제 유튜브 채널 컨셉이 바로 '번아웃된 회사원'이거든요.

 굳이 입으로 말하기 싫어서 그냥 생각했어요.

 사장님은 어차피 관심법을 쓰실줄 아시니까 

 이게 더 가식없은 표현방식이겠다 생각했습니다."


"뭐? 그런거야? 천재인데? 껄껄껄 "


사장은 어두워진 표정이 금새 밝아지며 크게 웃었다.


"자~ 그렇다면 이제 전략회의를 해볼까?

 일단 포지셔닝부터 정리하지."


그러더니 그림을 쓱쓱 그렸다.


"자! 어떤가? 우리 특성에 맞게 이런 유튜브 채널을 조직도로 표현한 것일세!"




"역시 사장님은 대단하십니다 ! 유튜브 채널 이름까지 벌써 다 지어놓으시다니요!"


입사 15년차 김호철 부장이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그리고 뒤이어 이상해 과장도 맞장구를 쳤다.


"맞습니다 ! 특히 사장님 채널인 대천국과, 저와 부장님의 채널인 신나라는 매우 뛰어난 이름입니다 !"


"껄껄, 그건 대천국과 신나라가 아닐세. 녹색 네모가 뭐라고 생각하나?"


"구분 표시 아닐까요? 장급들(과장,부장,사장)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구분표시?"


김부장과 왕사장의 대화독주는 계속 이어졌다.


"아닐세, 난 그런 특권의식은 없네. 녹색 네모는 검색창일세. 

 저 네모에다 무엇을 넣어야 우리 채널명이 완성될까?"


이 때 입사 1년차 정사원이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사장님은 피곤한 꼰대기질이 심하니 저 '대천국' 앞에 '꼰'자를 붙이면 되고,

 부장님과 과장님은 굽실거리는 것을 좋아하니 '신나라' 앞에 '간'자를 붙이면 딱이겠네요."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는게 느껴졌다.


-3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