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창작생활/콩트의 방

(12)
[연재콩트] 내 상사는 가스라이터 (2화 - 니가 그러니까 안되는거야) 왜 오늘도 그냥 넘어가나 했다. 나는 고객앞에서 응대 업무를 하고 있었다.그런데 나의 상사가 다가오더니 반말로 내게 소리쳤다. "야 임마 ! 일을 이따위로 하면 어떡해 !" 나와 내 앞의 고객은 순간 굳어버렸다.아니, 솔직히 말하면 내 앞의 고객은 민망하여 시선을 다른데로 돌리고나는 벌레가 된것같은 수치심이 마구 치밀어 올랐다. "니가 일을 이따구로 하니까 욕먹는거 아냐 !" "음...!" 이어지는 상사의 질타가 거북스러웠는지내 앞의 고객은 헛기침을 하였고, 그제서야 상사도 분위기를 느꼈는지일단 그 자리를 휭 하고 떠나버렸다. 나는 애써 태연한척 했다.그리고 미소와 함께 인사를 건네며 일단 마무리를 지었다.그때 그 미소에는 꽉 문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게 느껴졌다. 고객은 가버리고나는 홀로 남았다.
[연재콩트] 내 상사는 가스라이터 (1화 - 저번에 한 번 말하지 않았나?) 또라이 보존의 법칙. 어딜가나 또라이들은 있다는 법칙. 어째서 중학교 시절에 과학선생께서는 질량보존의 법칙은 설명하고, 또라이 보존의 법칙은 알려주지 않았을까. 아마도 본인조차 교무실로 갔을 때에는 그 법칙에 지배되는 것을 알았기에, 말해주기에는 너무 비참해서 그랬을까? "저번에 한 번 말하지 않았나?" 뭔 개소리야 ? 저번에가 언제야 도대체. 내가 무슨 녹음장치, 녹화장치인가?
[단편콩트] 라디오와 저녁이 있는 삶 - 발렌타인 초콜릿이 담긴 바구니들이 길거리를 장식했던 오늘, 당신은 오늘 하루 달콤하게 보내셨나요? 발렌타인 데이였던 오늘,그 달콤함의 의미를 함께 나눠볼까 합니다. 발렌타인 데이는로마의 가톨릭 성직자였던 발렌타인 신부가 처형된 270년 2월 14일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합니다. 당시 로마 황제였던 클라우디우스 2세는 전쟁에 참여하는 병사들에게결혼을 금지했다고 합니다. 결혼을 하면 전쟁을 위한 사기가 떨어질 것을 걱정했다고하네요. 사랑에 빠진 두 남녀를 안타까워한발렌타인 신부는 이들의 결혼을 몰래 허락하고 주례를 섰다가사형을 당했다고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사랑의 가치는 죽음을 각오하면서까지 지켜져 내려오는거 같네요. 우리는 지금 그런 뜨거운 삶을 살고 있는가?잠시나마 생각해 봅니다. ==================..
[단편콩트] 라디오와 저녁이 있는 삶 - 눈높이 맞추기 당신은 저녁이 있는 삶에 무엇을 하십니까? 특히나 고단했던 하루, 월요일이 유유히 손을 흔들며 떠나가고 있습니다.어제는 그렇게도 버겁게 느껴졌던 월요일이 어둠속에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당신은 오늘 하루 어떻게 지내셨나요? 오늘 제게 세 통의 이메일이 왔는데요,시간 관계상 두 개의 사연만 말씀드리고,나머지 한 개는 다음 시간에 소개할까 합니다. ================================================================= 첫 번째 이야기, 아이디 '고등어'님의 사연입니다. 저는 6살 딸을 둔 아빠입니다.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제 딸이 달려오더니 묻더라구요. "아빠, 갑질이 뭐야?" 저는 대답보다 먼저 되물었습니다. "어디서 들은 말이야?" "응, 손오공이 변신로보트..
[연재콩트] 사장님은 유튜버 (마지막화 - 각자의 채널로) 똑.똑.똑 사장실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정사원이었다. 사장이 말했다. "웬일인가? 정사원?" "그만두겠습니다." "뭐?" "사직하겠습니다." "뭐?" "음...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유가 뭔가?" "유튜브 수익이 회사 월급의 3배를 넘었거든요." "뭐?" "더이상 회사 다닐 이유가 없습니다. 저의 100만 구독자들을 위해 콘텐츠를 만드는 시간이 너무 즐겁고 소중합니다. 유튜브 광고수익 외에도 관련 업체에서 콜라보 프로젝트 일도 너무 즐겁구요. 썩어가는 꼰대들 밑에서 암울하게 더이상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음...역시 깨어있는 청년이로구만. 왕년의 내 모습을 보는것 같군.. 구독자가 100만이나 되다니...나는 아직도 구독자가 10명인데.. 그래..때려치더라도..
[연재콩트] 사장님은 유튜버 (6화 - 디테일) 회의가 열린지 벌써 열흘이 지났다.사무실에서는 화내고 있는 이상해 과장과 혼나고 있는 정성실 사원이 보인다. "이걸 보고서라고 써와 ! 디테일이 없어! 디테일이! 내가 얼마나 꼼꼼한줄 알어? 입사 12년차인 내가 이딴 그지같은 보고서는 처음본다 ! 다시 써와 !" 입사 1년차 정성실 사원은 매우 기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과장님의 관심어린 조언에 매우 감사드립니다 ! 앞으로 더 노력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그러자 이과장은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다시 한 번 지적질로 마무리 한다. "디테일을 살리란 말야, 디테일 !" 제자리로 돌아온 정사원은 노트에다가 크게 적었다.디.테.일 그러자 건너편 책상에 있는 입사 3년차 김소미 사원이 메신져 쪽지를 날린다. [ㅁㅊ, 지가 저번에 부장한테 보..
[연재콩트] 사장님은 유튜버 (5화 - 노가리 뒷담화) 입사 3년차 김소미 사원이 큭큭거리며 웃기 시작했다.입사 1년차 정성실 사원은 진지하게 말했는데갑자기 개그친 분위기 국면에 접어들자 얼른 되물었다. "아니, 뭐가 그리 웃기시나요?" 김사원이 계속 낄낄거리며 말을 이었다. "아니,아니..딴게 아니라... 사장이나 부장이나 과장이나... 싫어요와 구독취소 따위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큭큭.. 허대리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름 성실씨가 진지하게 답한거 같은데, 뭘.. 나도 회사 싫다고 말하고 구독 취소 누르고 때려치고 싶어." "큭큭큭...아니, 그 얘기가 아니라... 저 꼰대들...유튜브 수익 원리도 모르고 그냥 채널 만들고 쌩쑈하면 돈이 되는 줄 안단 말이에요. 한 마디로..." "한 마디로?" "저 꼰대들 유튜브 채널 만들어봤자 구독자가 열 명은 ..
[연재콩트] 사장님은 유튜버 (4화 - '싫어요'와 '구독 취소' 눌러주세요) "아니, 여기 보면 제 채널명이 왜 사축채널인거죠? 그리고 왜 김사원,정사원과 같이 묶여있는 것이지요? " 입사 6년차 허은미 대리가 흥분된 목소리로 왕사장에게 물었다.모니터 속 왕사장은 매우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허대리, 그동안 고생 많았지. 입사해서 벌써 6년동안 뼈빠지게 일했지? 그것을 내가 인정해주겠다는 걸세 ! 껄껄껄 ! 그래서 회사내 가축처럼 열심히 일한 사람을 칭하는 사축(社畜)이라는 매우 명예스러운 표현을 썼다네" 허은미 대리는 부들부들 떨리는 작은 주먹을 꽉 지고 가만히 있었다.그러자 입사 12년차 이상해 과장이 옆에서 허은미 대리를 가라앉히기 위해 나섰다. "와~ 허대리는 좋겠네. 사장님이 특별히 애칭도 달아주시고 말이야 ! 부럽다~! 나도 사장님의 사축이 되고싶어와요~..